미국프로야구(MLB) 밀워키 브루어스가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챔피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4전 전승으로 무너뜨리고 44년 만에 '가을의 고전' 무대에 오른다.
밀워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승제) 4차전에서 다저스를 6-4로 꺾었다. 시리즈를 4승 무패로 끝낸 밀워키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정상에 올랐다. 밀워키의 월드시리즈 진출은 아메리칸리그 소속이던 1982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밀워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3승4패로 졌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다저스는 2회 앤디 파헤스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1번 타순으로 복귀한 오타니 쇼헤이가 더스틴 메이의 컷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측 외야 관중석 깊숙이 3점 홈런을 날리며 4-0으로 달아났다. 오타니의 8월 18일 이후 첫 홈런이었다.
밀워키는 홈런 없이 따라붙었다. 4회 윌리엄 콘트레라스와 제이크 바워스의 연속 2루타로 2점을 만회했고, 5회 데이비드 해밀턴의 적시타와 바워스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4-4 균형을 맞췄다. 6회 선두 타자 개릿 미첼이 태너 스콧을 상대로 역전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9회에는 해밀턴이 에드윈 디아스에게서 쐐기 솔로포를 뽑았다. 좌완 에런 애시비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9개를 책임지며 7회와 8회 동점 주자를 득점권에 두고도 실점하지 않았다. ESPN에 따르면 다저스는 이날 득점권에서 11타수 2안타에 그쳤다.

NLCS MVP에 오른 제이크 바워스가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이던 2021년 6월 13일 미국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3루로 슬라이딩하고 있다. 사진=Erik Drost/위키미디어 공용, CC BY 2.0
MLB닷컴에 따르면 4점 차 열세를 뒤집고 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끝낸 것은 MLB 역대 최다 타이 기록이다. 지난해 NLCS에서 다저스에 4전 전패를 당했던 밀워키는 이듬해 포스트시즌에서 같은 상대를 스윕한 첫 팀이 됐다. 포스트시즌 첫 8경기에서 6차례 역전승을 거둔 것도 MLB 최초다. ESPN은 디펜딩 챔피언이 7전4승제 시리즈에서 스윕당한 것은 다저스가 역대 다섯 번째라고 전했다.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그들에겐 명예의 전당급 선수가 많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승부사들이 있다. 이번 주엔 승부사들이 이겼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결국 우리가 졌다. 모든 면에서 압도당했다"며 "때로는 상대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NLCS MVP는 팀 내 최다인 6타점을 올린 바워스에게 돌아갔다. 밀워키 선수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여러 구단을 떠돌며 한때 은퇴까지 고민했던 31세 '저니맨' 바워스는 올 시즌 26홈런·86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쓴 데 이어 가을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밀워키 구단은 공식 X 계정(@Brewers)에 "Wisconsin, you're going to the World Series 🍾🍾🍾(위스콘신, 월드시리즈에 간다)"라는 글을 올렸다.
밀워키는 오는 23일(현지시간) 홈구장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월드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탬파베이 레이스가 맞붙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의 승자로, 3차전까지 클리블랜드가 2승1패로 앞서 있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2018년 탬파베이에서 데뷔하고 2019·2021년 클리블랜드에서 뛴 바워스의 옛 소속팀이다. 밀워키는 이번 포스트시즌 승리를 모두 구원투수가 따냈는데, ESPN은 1969년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도입 이후 선발승 없이 월드시리즈에 오른 팀은 없었다고 짚었다. 한편 3연패가 무산된 다저스의 오타니는 경기 뒤 2027년 투수 복귀 계획을 묻는 질문에 통역을 통해 "네, 물론이다. 내년엔 더 나은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왼쪽 무릎과 오른쪽 이두근 염증으로 7월 3일 이후 마운드에 서지 못한 오타니는 비시즌 수술 여부에 대해 "지금으로선 말하기 어렵다. 비시즌 동안 분석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 help@newsrobod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