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유니폼'을 입은 해밀턴이 마침내 그리드 맨 앞자리에 섰다. F1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밀턴은 Q3 첫 시도에서 팀 동료 르클레르에게 0.4초 넘게 뒤졌지만, 마지막 시도에서 1분16초514를 찍으며 앞서 1위로 올라선 러셀을 0.009초 차로 끌어내렸다. 르클레르가 3위, 마지막 랩에서 브레이크가 잠긴 베르스타펜이 4위, 안토넬리가 5위였다. 연습 주행에서 강세를 보인 맥라렌은 랜도 노리스가 6위에 그쳤고, 오스카 피아스트리는 Q2에서 13위로 탈락했다.
순탄한 주말은 아니었다. 해밀턴은 금요일 연습 주행 도중 엔진 문제로 차가 트랙에 멈춰 서면서 롱런 주행을 하지 못했다. 그는 예선 직후 "와! 정말 기분 좋다. 너무 행복하다. 할 말을 잃었다"며 "정말 힘들고 도전적인 주말이었지만 주말 내내 세팅 작업을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이어 팀 무전으로 "여러분도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올바른 길 위에 있다"고 했다.
해밀턴은 지난 6월 14일 바르셀로나-카탈루냐 그랑프리에서 페라리 이적 후 첫 우승을 거뒀지만, 폴 포지션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모터스포츠위크 등 취재진에게 "페라리에서의 첫 폴은 미하엘 (슈마허)이 페라리 시절 폴 포지션과 우승을 쓸어 담던 모습을 보던 때로 나를 데려간다. 정말, 정말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고령 기록에 대해서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며 "아이스 배스도 자주 하고 젊음과 체력을 유지하려고 할 수 있는 건 다 한다. 무엇보다 이 일을 사랑하고, 그 사랑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026년 7월 영국 그랑프리에서 나란히 달리는 해밀턴의 페라리(왼쪽)와 조지 러셀의 메르세데스. 사진=Jason Puddephatt/위키미디어 공용, CC BY-SA 4.0
해밀턴의 폴은 챔피언십 판도와도 맞물린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안토넬리는 미국 그랑프리 우승으로 시즌 9승째를 올리며 러셀에 123점, 해밀턴에 124점 앞서 있다. 안토넬리는 9위 이내에 들면 다른 선수 결과와 상관없이 챔피언을 확정하고, 러셀과 해밀턴이 모두 우승하지 못해도 순위와 무관하게 정상에 오른다. 결국 해밀턴의 우승은 안토넬리의 '대관식'을 늦출 수 있는 몇 안 되는 변수인 셈이다.
전망
결승은 1일 오후 2시(현지시간·한국시간 2일 오전 5시) 71랩으로 치러진다. 해밀턴은 시즌 2승째와 함께 드라이버 순위 2위 경쟁에서 우위를 노린다. F1에 따르면 베르스타펜과 리엄 로슨(레이싱 불스)은 연습 주행 중 충돌로 1계단 그리드 강등 페널티를 받는다. 안토넬리는 미국 그랑프리 이후 "같은 마음가짐으로 최대한 즐기면서 또 한 번의 우승을 위해 싸워보겠다"며 최소한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해밀턴이 우승하더라도 안토넬리가 10위 안에만 들면 챔피언은 확정된다. 이번 시즌은 멕시코시티 이후 브라질, 라스베이거스, 카타르, 아부다비 4개 대회가 남아 있다.
이진혁 기자 help@newsrobod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