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정상 문턱에 머물던 즈베레프가 마침내 꼭대기에 선다. ATP는 2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즈베레프가 다음 주 월요일인 11월 2일 ATP 랭킹 역대 30번째 1위가 된다"고 발표했다. 처음 세계 2위에 오른 지 4년여 만이다. 신네르와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아닌 선수가 1위에 오르는 것은 2024년 6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이후 처음이다.
16강전은 1시간 35분 만에 끝났다. ATP에 따르면 즈베레프는 서브 에이스 11개를 꽂고 첫 서브 득점률 90%(39개 중 35개)를 기록했다. 경기 후 즈베레프는 "정말 특별하다. 세상의 꼭대기에 있다는 느낌은 놀랍다"며 "대회 우승과는 다르지만, 새 랭킹이 나올 때 내 이름 옆에 1위가 적혀 있을 거라는 걸 아는 건 정말 특별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그는 "오래 기다렸지만,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은 때로 기다려야 오는 법"이라며 "정말 행복하다. 올해에 대해선 할 말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올 시즌 판도는 부상이 바꿨다. BBC는 시즌 개막 당시 알카라스(1만2050점)와 신네르(1만1500점)가 독주했고 3위 즈베레프는 5110점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그러나 두 선수가 부상으로 시즌 상당 부분을 결장하면서 즈베레프가 틈을 파고들었다. US오픈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신네르는 무릎 부상으로 올해 남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즈베레프 스스로도 BBC에 두 라이벌이 건강하고 최고 기량이었다면 자신이 세계 최고는 "아마 아닐 것"이라고 인정했다.

2026년 7월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 시상식. 왼쪽이 준우승자 즈베레프, 가운데 등을 보인 선수가 우승자 신네르. 사진=Daniel Cooper(편집 Kacir)/위키미디어 공용, CC BY-SA 4.0
1위 확정 다음 날에도 기세는 이어졌다. 즈베레프는 30일 8강에서 전날 경기 막판 치료를 받았던 페리를 58분 만에 6-0 6-2로 제압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위너 19개를 기록했다. 윔블던 4강에 이어 페리와의 상대 전적은 2전 전승이 됐고, 시즌 투어 최다인 12번째 4강 진출이다. 즈베레프는 "점수는 6-0 6-2였지만 페리가 스스로를 너무 깎아내리지 않았으면 한다. 투어 첫해에 놀라운 일을 해내고 있다"고 상대를 격려했다.
전망
즈베레프는 31일(현지시간) 4강에서 마테오 베레티니(이탈리아)를 7-6(4) 6-2로 꺾고 투어 통산 350승을 달성한 5번 시드 디미노어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상대 전적은 즈베레프가 9승 4패로 앞선다. 디미노어는 "지금은 그가 세계 최고다. 그런 경기를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반대편 4강에서는 알카라스와 메드베데프(러시아)가 맞붙는다. 메드베데프는 8강 승리로 시즌 왕중왕전인 ATP 파이널스 출전권을 확보했다. 1위 자격으로 처음 나서는 파리 마스터스와 시즌 최종전인 이탈리아 토리노 ATP 파이널스에서 즈베레프가 '1위다운' 마무리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그는 ATP 파이널스에서 이미 두 차례 우승한 바 있다.
이진혁 기자 help@newsrobod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