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황제'의 대관식이 한 주 미뤄졌다. 하지만 텍사스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사실상 대관식이나 다름없었다.
키미 안토넬리(20·메르세데스)는 25일(현지시간·한국시간 26일 오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서킷 오브 디 아메리카스에서 열린 2026 F1 미국 그랑프리 결승에서 1위로 체크기를 받았다. F1 공식 기록에 따르면 2위 샤를 르클레르(페라리)와의 격차는 13초078이었고, 막스 페르스타펀(레드불)이 3위, 루이스 해밀턴(페라리)이 4위, 랜도 노리스(맥라렌)가 5위로 뒤를 이었다. BBC에 따르면 이번 시즌 18경기에서 거둔 9번째 우승이자, 지난달 스페인 그랑프리 이후 첫 승이다.
토토 볼프 메르세데스 팀 대표가 "기적의 랩"이라고 표현한 전날 예선에서 폴 포지션을 따낸 안토넬리는 출발부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토넬리는 첫 랩을 마쳤을 때 이미 2.3초 앞서 있었다. 뒤에서는 출발이 늦은 페르스타펀과 페라리의 르클레르, 해밀턴이 뒤엉켜 2위 다툼을 벌였다.
승부를 가른 것은 타이어 전략이었다. 메르세데스는 상위권 팀 가운데 맥라렌과 함께 미디엄 타이어로 출발했고, 소프트 타이어를 끼운 경쟁자들이 2스톱으로 향하는 사이 안토넬리는 24랩을 마칠 때까지 첫 스틴트를 끌고 간 뒤 하드 타이어로 갈아 신고 끝까지 달렸다. 마지막 랩 직전 발테리 보타스(캐딜락)의 차량 정지로 버추얼 세이프티카가 발동됐지만 선두에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했다. BBC는 두 경기 전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에서 도입돼 처음에는 오히려 성능을 떨어뜨렸던 메르세데스의 업그레이드 패키지가 이번 우승으로 효과를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안토넬리가 2026년 3월 일본 그랑프리 기간 스즈카 서킷 스푼 커브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Martin Lee/위키미디어 공용, CC BY-SA 4.0
이날 안토넬리가 챔피언을 확정하려면 우승과 함께 러셀이 9위 이하, 해밀턴이 5위 이하로 처져야 했다. 그러나 해밀턴이 막판 4위까지 올라섰고, 첫 랩에서 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와 접촉하며 트랙 밖으로 나가 이득을 봤다는 이유로 5초 페널티를 받은 러셀도 8위로 버티면서 확정은 다음 경기로 넘어갔다.
안토넬리는 경기 뒤 "우리에게 필요했던 결과"라며 "팀 전체가 이걸 누릴 자격이 있다. 새 패키지를 위해 그토록 많은 노력을 쏟았는데 마침내 결과를 보게 돼 정말 기쁘다. 원스톱을 결정한 전략도 완벽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우승에) 아주 가까이 왔다는 걸 안다. 좋게 마무리하고 싶고, 하루빨리 확정 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AP통신에 따르면 볼프 대표는 경기 직후 이번 우승을 "또 하나의 작은 걸음"이라고 표현했다.
전망
BBC에 따르면 안토넬리는 다음 경기인 멕시코시티 그랑프리(10월 30일~11월 1일)에서 러셀에게 23점, 해밀턴에게 24점 이상 뒤지지만 않으면 챔피언이 된다. 러셀이 우승하더라도 9위, 해밀턴이 우승하더라도 10위면 충분하고, 두 선수가 우승하지 못하면 순위와 관계없이 타이틀을 확정한다. 로이터·AP통신은 안토넬리가 F1 역사상 최연소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뒀다고 전했다. 1996년 챔피언 데이먼 힐은 BBC 라디오 5 라이브에서 "놀랍다. 스무 살에 첫 챔피언십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분명 여러 번 가운데 첫 번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진혁 기자 help@newsroboda.com





